물건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들 하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꼽은
오래된, 그럼에도 소중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화가 김희수
@heesookim_

색연필로 쓱슥 한 번에 거침없이 그린 것 같은, 독특한 그림체를 지닌 화가 김희수. 그의 그림에서는 왠지 모를 따뜻한 정서가 느껴진다. 그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는 작업실에는 손때 묻은 낡은 물건들이 가득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게 특별히 더 아끼는 물건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며칠 뒤 몽당 색연필과 칠이 다 벗겨진 붓 한 묶음, 커버가 떨어져 나간 책 한 권이 도착했다.

패션디자이너 조항현
@ johanghyun

머리카락 한 올 흘러내린 것조차 허락하지 않을 것처럼 말끔하게 계산해서 차려입는 것보다 살짝 힘을 뺀 듯한 스타일이 세련되어 보인다. 보풀이 일고 얼룩이 좀 있어도 세월의 흔적을 따라 그 사람을 고스란히 닮은 옷차림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네이더NEITHERS의 조항현이 만드는 옷은 전체 컬렉션을 몽땅 옷장으로 옮겨오고 싶을만큼 탐난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멋일 표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터. 그가 만드는 옷을 보며 영감의 원천이 궁금했다. 결국 그가 아낀다는 물건 중 스웨트셔츠 스타일 북과 빈티지한 군복에서 답을 찾았다.

가구 디자이너 이광호
@_kwangho_lee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선, 고무호스 같은 재료를 엮어 의자와 조명을 만들고 청동에 다양한 색으로 옻칠해 가구를 만드는 디자이너 이광호. 그는 버려진 것 낡은 것을 지나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평소 ‘고행’에 가까운 작업을 하는 이광호 작가가 즐겨 입는 작업복이다. 언제부터인가 편해서 입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작가의 시그니처 룩이 되었다. 그 사이 여러벌의 점프수트 작업복이 생겼지만, 가장 낡고 해진 주황색 점프수트를 여전히 가장 자주 입는다.

오래되고 소중한 물건에 대한 작가들의 코멘트는 본지를 통해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