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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트 셔츠 모두 버버리Burberry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안서현은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그녀는 만화책을 좋아한다고 했다.
“만화책 《명탐정 코난》은 전 권을 다 봤어요. 《원피스》랑 《하이큐!!》는 애니메이션으로 다 봤고요.
아직 어리지만 제 인생 애니메이션은 《너의 이름은》이에요. OST를 먼저 들었는데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속으로 열심히 따라 불렀어요.”
안서현은 그 또래 아이답게 좋아하는 걸 떠올릴 때마다 볼이 빵빵해지도록 웃었다. 영화 《옥자》에서 옥자와 감을 따먹고 계곡에 놀러 가던 미자처럼 해사하게 웃었다.

학생 안서현

이번 여름방학은 완벽하게 쉬고 싶다고 했는데 잘 쉬었나.
가족끼리 휴가를 다녀왔어요. 영화 《옥자》를 촬영하느라 매년 여름방학을 놓
쳤는데 이번에 3년치 여름방학을 한번에 보낸 것 같아요. 여름방학은 기간이
한 달이 채 안 되는데요.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놀았어요. 학생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행복했어요.
영화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옥자는 여고생의 솔메이트 같은 존재로 설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옥자 같은 솔메이트가 있나.
단짝 친구가 많아요. 원래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예정
이었는데 제가 새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봐 부모님이 친한 친구들과 함
께 중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어요. 초등학교 6년 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친구들과는 어떤 얘기를 많이 하나.
우리 반에 만화 ‘덕후’가 많아요. 저 역시 ‘덕후’이기도 하고요. 자연스럽게 애
니메이션 얘기를 주로 하죠. 친구들이 만화책을 가져오면 돌려보기도 하고
요. 그래서인지 좋아하는 작품도 비슷해요.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는 조금씩
다르지만요. 같은 작품을 가지고 이야기하니까 잘 통해서 좋아요. 요즘에는
학교 축제 얘기를 많이 해요. 게임 얘기도 하고요.
학교 축제에도 나간다고 했다.
춤추기로 했어요. 근데 춤을 잘 못 춰서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할 것 같아요.
무슨 노래를 부르기로 했나.
블락 비의 ‘예스터데이’요. 잘 모르는 노래인데 친구가 춤이 멋있다고 해서 하
기로 했어요. 근데 너무 어려운 춤을 골랐어요. 저 ‘몸치’인데.
소셜미디어를 보니 〈안전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장을 받았던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스트레스를 푸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노래 들으면서 그림 그리는 거예요. 눈앞에 A4 용지가 있으면
그림을 ‘그린다’가 아니라 내 마음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심정, 지금
듣고 있는 노래에 대한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요.
책도 좋아한다고 했는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
가을은 왠지 쓸쓸해요. 그래서인지 일부러 더 쓸쓸한 책을 읽곤 하는데, 예를
들어 사회 비판적인 내용의 책들 말이에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가을
에 처음 읽었는데요. 내용이 어려워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읽어요. 날
씨도 쌀쌀한데 마음도 쓸쓸하면 뭔가 동일시되는 느낌이 들어요. 이열치열하
듯 소슬한 계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배우 안서현

처음 연기하던 순간이 기억 나나.
네 살 때였는데요. 촬영장에서 슛이 들어가도 또래 친구들이랑 그냥 놀았어
요. 감독님이 “자, 이제 버스 안에 앉아서 너희끼리 얘기해” 하시면 “네” 하고
버스에 들어가 친구들이랑 떠들던 기억이 나요. 별 부담 없이 뭔가 현장에서
연기한다기보다는 노는 느낌이었어요.
그럼 지금은 어떤가.
아무래도 큰 작품을 하면 부담감이 있어요. 하지만 부담감을 내색하는 것은
다른 배우나 감독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능한 한 티 내지 않
고 연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는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현장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연기는 일단 부담 없어야 확실하게 나
오니까요. 부담감이 생기면 잘하고 싶어도 하고 싶은 대로 안 나오고, 다 보여
주지 못해요. 이 상황을 즐겁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면 연기는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것 같아요.
연기하다 막히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하나.
우선 감독님께 여쭤봐요. 막히는 부분의 대본을 수십 번 읽고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대사를 계속 읽다 보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이제까지 그런 식으
로 풀어왔어요.
봉준호 감독이 “안서현은 너무 담담하고 일희일비가 없다. 제이크 질렌할이
지나가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고 얘기하던데, 실제 성격도 담담한가.
원래 숨기는 것을 잘 못하고 가식적인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는 성격이랄까요? 저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좋아해서인지 유명
배우를 봤다고 놀라거나 기죽거나 하지는 않아요. 무심하고 담백하다는 얘기
를 많이 듣는 편이에요.
〈옥자〉 이후 작품 선택에 부담감은 없나.
〈옥자〉가 워낙 큰 작품이어서 다음 작품 선택에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
죠. 또 〈옥자〉처럼 큰 작품을 했다고 해서 다음 작품도 무조건 커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단지 배우 안서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큰 부담감
은 갖지 않으려고 해요.
10년쯤 뒤엔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까.
10년 뒤면 제가 스물네 살이에요. 지금은 중학생이자 배우이지만 10년 후엔
대학생이거나 배우이겠죠. 둘 다 잘했으면 좋겠어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건 욕심이겠지만요. 저는 배우로서 연기할 때나 학교에서 공부할 때나
크게 다르지 않아요. 촬영 현장에서는 연기에 몰두하느라 좀 더 진지해지지
만요. 학교에서는 노는 게 최고, 현장에서는 즐기는 게 최고예요

Editor 오한별
Photographer 제이콥 마이어스
Hair&Makeup 장해인